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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posts/2024-12-26-the_moon_and_sixpence.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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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27
그에 반해 「달과 6펜스」에 대한 글을 문득 쓰게 된 것은, 비록 두 번 (혹은 세 번) 정도밖에 읽지 않은 책이지만, 책을 읽으며 생각이 모이고 모여 쓰지 않고는 못견디는 순간이 왔기 때문이다.
2828
이 글은, 내일(12/27) 있을 독서모임에 대한 감상 글로도 활용할 것이므로 이제부터는 존댓말 투로 쓰겠다.
2929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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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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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33
# 1.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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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과 6펜스」를 처음 읽었던 것은 고등학교 2학년 때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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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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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때 책을 열심히 봤던 것 치고 그 이후에 「달과 6펜스」를 자주 찾지 않은 것은, 영문학에 대한 반감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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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의 저는 영미권의 소설들보다는 프랑스나 독일, 러시아의 문학이 왠지 더 끌렸습니다.
51-
하지만 최근에 버지니아 울프나 토머스 하디, 에밀리 브론테의 책들과 친해지면서 자연스럽게 영국 문학에 대한 관심이 생겼고, 지금 「달과 6펜스」를 다시 읽을 즈음에는 서머싯 몸의 책도 진지하게 볼 마음이 났습니다.
54+
하지만 최근에 버지니아 울프나 토머스 하디, 에밀리 브론테와 친해지면서 자연스럽게 영국 문학에 대한 관심이 생겼고, 지금 「달과 6펜스」를 다시 읽을 즈음에는 서머싯 몸의 책도 진지하게 볼 마음이 났습니다.
5255
<!-- 나서 이제는 「케이크와 맥주」도 펼치게 되었습니다. -->
5356

5457
다시 읽어보니, 서머싯 몸이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재주는 가히 천재적으로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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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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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스트릭랜드만큼이나 극단적이고 개성있는 인물은 더크 스트로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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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다가 제 스스로가 이기적으로 느껴지면 스트릭랜드를 떠올리게 되고, 구차하고 찌질하게 느껴지면 스트로브를 생각하게 되었던 적이 있습니다.
71-
그리고보면 스트릭랜드와 스트로브는 인간의 두 극단, 이기성과 이타성을 극명하게 나타내는 인물이 아닐까 합니다.
74+
그리고보면 스트릭랜드와 스트로브는 인간의 두 극단, 이기성과 이타성을 극명하게 나타내는 인물들이 아닐까 합니다.
7275

7376
배알도 없이 끊임없이 스스로를 낮추는 스트로브는 멋은 없을지언정 사회에서 꼭 필요한 존재인지도 모르겠습니다.
7477
어떤 여자도 스트로브에게서 매력을 찾지는 못하겠지만, 그래도 스트로브 같은 사람이 있어야 스트릭랜드 같은 사람이 있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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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102

100103
반면에 블란치의 사랑은 적어도 솔직함을 전제합니다.
101104
화자의 관찰에 따르면 블란치에게 작용했던 동기는 성적인 호기심이었을 수 있습니다.
102-
또 한편으로는 스트로브처럼 '사랑할 수 없는' 남자에 보호받고 있다는 사실이 크게 작용했을 것입니다.
105+
또 한편으로는 스트로브처럼 '사랑할 수 없는' 남자에게 보호받는 것을 견딜 수 없었다는 사실도 크게 작용했을 것입니다.
103106
과거를 감추려 침착함과 청결함으로 무장했던 블란치는 무의식적으로 스트릭랜드에 빠져들게 되지만 그 결말은 뻔한 비극이었습니다.
104107
그들의 요란하고 대단한 비극은 늘상 있는 통속적인 치정극에 불과하거나 (화자의 지적처럼) 파리 시의 자살 미수자 통계수치가 올라간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니지 못할지도 모릅니다.
105108

106-
에이미는 가장의 부재에도 불구하고 가정을 꾸려나가는 능동적인 신여성입니다.
109+
에이미는 가장의 부재에도 불구하고 가정을 꾸려나가는 능동적인 여성입니다.
107110
본인의 평소 관심사에다 사업적인 센스를 보태 사회적인 성공을 거두는 보기 드문 사람입니다.
108-
근데 그런 것 치고는 스트릭랜드에 대한 태도는 가히 피동적입니다.
111+
근데 그런 것 치고 스트릭랜드에 대한 태도는 가히 피동적입니다.
109112
스트릭랜드의 속내를 떳떳하게 마주하려 하기는커녕 질투로 일관하고, 직접 스트릭랜드를 찾아보려 하지 않고 사람을 보내 간접적으로 상황을 파악하려 합니다.
110113
그녀는 현대적인 방식의 인간관계를 세련되게 활용하여 스트릭랜드를 되돌아오게 하도록 시도하는데, 그런 노력은 스트릭랜드에게 닿을 수 없으며, 이미 스트릭랜드는 그러한 형태의 '부인의 사랑'에 진절머리가 난 상태입니다.
111114
그에 비해, 블란치는 (그리고 아타는) 스트릭랜드가 어디에 가건 맹목적으로 따라가는 사람들입니다.
112115
물론 좋아하는 남자를 무조건 따라가는 모습을 진취적이라고 해야 할지, 아니면 고리타분하다고 해야 할 지는 모르겠습니다.
113116

114-
여자의 사랑을 경멸하는 스트릭랜드는 에이미의 품을 경멸하고, 블란치에 대해서도 똑같이 손사래를 치게 됩니다.
117+
여자의 사랑에 질색하는 스트릭랜드는 에이미의 품을 경멸하고, 블란치에 대해서도 똑같이 손사래를 치게 됩니다.
115118
하지만, 아타에게서는 얼마간 만족감을 느낍니다.
116-
마지막 순간, 가까운 사람들은 떠나가고 남은 자식들마저 병으로 죽어 오로지 스트릭랜드와 아타만 남게 된 산 속 깊은 곳에서, 스트릭랜드는 에이미와 블란치의 관심과 사랑을 경멸했던 것처럼 아타의 보살핌도 덫으로 느끼고 경멸했을지, 아닐 지는 모르겠습니다.
119+
마지막 순간, 가까운 사람들은 떠나가고 남은 자식들마저 병으로 죽어 오로지 스트릭랜드와 아타만 남게 된 산 속 깊은 곳에서, 스트릭랜드는 에이미와 블란치의 관심과 사랑을 싫어했던 것처럼 아타의 보살핌도 덫으로 느끼고 경멸했을지, 아닐 지는 모르겠습니다.
117120

118121
본인을 때린다는 남편에게 되려 헌신적으로 붙어있는, 이해할 수 없는 아타의 태도에서는 어떤 원시적인 힘 같은 것을 느끼게 됩니다.
119122
마치 스트릭랜드가 본인의 미약한 삶을 투신해 모든 것을 버리고 얼마간의 예술적 만족을 얻으려 했던 것처럼, 아타도 모든 걸 바쳐 스트릭랜드에 미친듯이 매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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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143
하지만, 이 소설은 역사소설이 아니며 스트릭랜드는 고갱과는 별개로 작가가 창조해낸 인물입니다.
141144
또한, 스트릭랜드가 제멋대로인 인물이기는 하지만, 어떤 점에서는 고갱의 악덕을 순화시킨 면도 있습니다.
142145
현실은 소설보다도 더 심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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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머싯 몸은 단지 고갱의 삶을 참고하여 새로운 인물 찰스 스트릭랜드를, 더크 스트로브와 에이미 스트릭랜드를, 블란치 스트로브와 아타를 만들어냈고, 그로부터 새로운 세계를, 독자가 보고 많은 것을 느낄 수 있는 새로운 세계를, 그리고 현실의 진실을 얼마간 반영하는 세계를 만들어낸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146+
서머싯 몸은 단지 고갱의 삶을 참고하여 새로운 인물 찰스 스트릭랜드와 에이미를, 더크 스트로브와 블란치를, 그리고와 아타를 만들어냈고, 그로부터 새로운 세계를, 독자가 보고 많은 것을 느낄 수 있는 새로운 세계를, 그리고 현실의 진실을 얼마간 반영하는 세계를 만들어낸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144147

145148
스트릭랜드처럼 개성있는 인물에 너무 빠져들다보면, 에이미 같이 평범한 인물들은 희화화되기 마련입니다.
146149
마치 스트릭랜드처럼 야수적으로 본인의 욕망을 드러내면서 이기적으로 살아야 할 것 같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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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렇게 살기란 쉽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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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중팔구는 가족이나 지인들에게 손가락질 당하며 매장당할 확률이 높아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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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중팔구는 가족이나 지인들에게 손가락질 당하며 매장당할 것입니다.
149152
『채식주의자』에 나오는 영혜의 형부처럼, 주변 사람들에게 상당한 피해를 주고 모든 것을 파괴할 지도 모릅니다.
150153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픽션이 인상적으로 남는 까닭은, 목표를 정하고 열정적으로 거침없이 나아가는 스트릭랜드의 모습이 질서와 타성으로 점철된 현대 도시의 삶과 대비되어 많은 울림을 주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15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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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5158
헤세는 「로스할데」에서 열정적인 화가 페라구트를 등장시킵니다.
156159
스트릭랜드 못지 않은 열정을 가진 그는 온 하루를 들여 최선을 다해 그림 작업에 몰두하는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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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점이 있다면 페라구트는 사람들로부터 인정받고 있는 성공한 화가이며, 그로 인해 꽤 많은 경제적인 수입을 얻고 있으며, 가족과 아직 헤어지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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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릭랜드가 런던과 파리의 도시 중심으로 활동하다가 말년에 자연 그대로의 타이티를 동경했지만, 페라구트는 시골에 기거하며 가족과 같이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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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릭랜드가 런던과 파리의 도시 중심으로 활동하다가 말년에 자연 그대로의 타히티를 동경했지만, 페라구트는 시골에 기거하며 가족과 같이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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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예술에 대한 광적인 열정은 페라구트로 하여금 그림과 가정생활을 양립하기 힘들게 만들었고, 점차 그는 가족과 멀어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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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릭랜드의 아내 에이미가 사교적이고 허영심 있는 사람이었던 것과는 달리, 페라구트의 아내 아델레는 조용하고 차분한 사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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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라구트는 스트릭랜드에 비하면 온건한 사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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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열정은 스트릭랜드처럼 파괴적이지는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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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틴에 맞춰 성실하게 창작에 몰두하는 페라구트의 모습은 스트릭랜드와는 다르게 건설적인 교훈을 얻어갈 수 있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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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틴에 맞춰 성실하게 창작에 몰두하는 페라구트의 모습은 스트릭랜드보다 꽤 건설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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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와는 다르게 건설적인 교훈을 얻어갈 수 있게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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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라구트의 첫째아들 알베르트가 '타히티에서 열정적으로 그림을 그리다 생을 마감한 화가가 있대요'라고 언급하는 부분은, 이 소설 역시 폴 고갱의 영향을 받았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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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서머싯 몸과 헤세는 세 살 차이의 동시대 인물이고, 두 소설 역시 비슷한 시기에 출간되었습니다(「달과 6펜스」 : 1919, 「로스할데」 :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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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5180
- 작가 : 서머싯 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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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 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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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초출판연도 : 1919년
178-
- 그림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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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림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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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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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7+
181188
- 참고자료
182189
- [「달과 6펜스」](https://minumsa.minumsa.com/bookreview/17334/){:target="_blank"}, 서머싯 몸, 민음사, 2000
183190
- [위키피디아 : 폴 고갱](https://ko.wikipedia.org/wiki/폴_고갱){:target="_bl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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