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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posts/2024-12-26-the_moon_and_sixpence.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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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
1010

1111
10월에는 푸리에 분석에 대한 공부를 하다가, 11월에는 George Eliot의 「Silas Marner」를 원서로 읽는 데 열중하게 되었다.
1212
그러면서 여러 책 읽는 것들을 병행했는데, 어느 순간에는 책을 많이 읽는 데 더 치중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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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27
그에 반해 「달과 6펜스」에 대한 글을 문득 쓰게 된 것은, 비록 두 번 (혹은 세 번) 정도밖에 읽지 않은 책이지만, 책을 읽으며 생각이 모이고 모여 쓰지 않고는 못견디는 순간이 왔기 때문이다.
2828
이 글은, 내일(12/27) 있을 독서모임에 대한 감상 글로도 활용할 것이므로 이제부터는 존댓말 투로 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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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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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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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64
인생의 목표를 뚜렷이 정하고 그것에 천착하는 모습은 숭고해보이기까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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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릭랜드가 이기적인 성격을 가졌다는 사실은 그의 단점이자 장점처럼 보입니다.
67-
그는 본인이 원하는 바를 뚜렷이 지향하고, 누가 곁에 있건 아니면 시간이 얼마나 흘렀건, 같은 곳을 향해 바라볼 수 있는 종류의 사람입니다.
68-
괴팍한 성격은 주변 사람들로 하여금 그에게 학을 떼고 떠나게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의 야성적인 매력으로 작용하여, 소수의 사람들이 그 매력에 끌리는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67+
그는 본인이 원하는 바를 뚜렷이 지향하고, 누가 곁에 있건 아니건, 시간이 얼마나 흘렀건, 같은 곳을 향해 바라볼 수 있는 종류의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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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팍한 성격은 주변 사람들로 하여금 그에게 학을 떼고 떠나게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의 야성적인 매력으로 작용하여, 소수의 사람들이 끌리는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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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스트릭랜드만큼이나 극단적이고 개성있는 인물은 더크 스트로브입니다.
70+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스트릭랜드만큼이나 개성있는 인물은 더크 스트로브입니다.
7171
살아가다가 제 스스로가 이기적으로 느껴지면 스트릭랜드를 떠올리게 되고, 구차하고 찌질하게 느껴지면 스트로브를 생각하게 되었던 적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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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보면 스트릭랜드와 스트로브는 인간의 두 극단, 이기성과 이타성을 극명하게 나타내는 인물들이 아닐까 합니다.
73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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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알도 없이 끊임없이 스스로를 낮추는 스트로브는 멋은 없을지언정 사회에서 꼭 필요한 존재인지도 모르겠습니다.
75-
어떤 여자도 스트로브에게서 매력을 찾지는 못하겠지만, 그래도 스트로브 같은 사람이 있어야 스트릭랜드 같은 사람이 있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76-
통속적이지만 형편없는 그림을 만들어내는 스트로브는 적어도 허위로 대중을 속이려 하지 않습니다.
75+
어떤 여자도 스트로브에게서 매력을 찾지 못할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스트로브 같은 사람이 있어야 스트릭랜드 같은 사람이 있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76+
뻔하고 형편없는 그림을 만들어내는 스트로브는 적어도 허위로 대중을 속이려 하지 않습니다.
7777
그는 (서머싯 몸의) 「케이크와 맥주」에서의 엘로이 키어보다 위대한 것입니다.
7878
스트로브는 순수하게 어리석고 우스꽝스러우며 이타적입니다.
7979
영혼이 맑고 깨끗하다는 점에 있어서는 스트릭랜드와도 통하는 면이 있어 보입니다.
80-
한심한 인생일지언정 정이 많고, 어려운 사람이 있으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그의 인생은 그 자체로 예술적이라고까지 보입니다.
80+
한심할지언정 정이 많고, 어려운 사람이 있으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그의 인생은 그 자체로 예술적이라고까지 보입니다.
8181
스트릭랜드의 진가를 알아본 제일 먼저 알아본 감식안은 그런 스트로브의 순수함에서 온 것이 아닐까 합니다.
8282

8383
# 3. 세 명의 여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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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99
그런 에이미 같은 여자의 품을 스트릭랜드가 견딜 수 없다는 사실은 어쩐지 잘 이해가 갈 것 같습니다.
100100

101101
반면에 블란치의 사랑은 적어도 솔직함을 전제합니다.
102-
화자의 관찰에 따르면 블란치에게 작용했던 동기는 성적인 호기심이었을 수 있습니다.
103-
또 한편으로는 스트로브처럼 '사랑할 수 없는' 남자에게 보호받는 것을 견딜 수 없었다는 사실도 크게 작용했을 것입니다.
102+
블란치에게 작용했던 동기는 화자의 말처럼 성적인 호기심이었을 수 있습니다.
103+
또 한편으로는 사랑할 수 없는 스트로브같은 남자에게 보호받는 것을 견딜 수 없어했다는 사실도 크게 작용했을 것입니다.
104104
과거를 감추려 침착함과 청결함으로 무장했던 블란치는 무의식적으로 스트릭랜드에 빠져들게 되지만 그 결말은 뻔한 비극이었습니다.
105-
그들의 요란하고 대단한 비극은 늘상 있는 통속적인 치정극에 불과하거나 (화자의 지적처럼) 파리 시의 자살 미수자 통계수치가 올라간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니지 못할지도 모릅니다.
105+
그들의 요란하고 대단한 불행은 늘상 있는 통속적인 치정극에 불과하거나 (화자의 지적처럼) 파리 시의 자살 미수자 통계수치가 올라간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니지 못할지도 모릅니다.
106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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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미는 가장의 부재에도 불구하고 가정을 꾸려나가는 능동적인 여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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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의 평소 관심사에다 사업적인 센스를 보태 사회적인 성공을 거두는 보기 드문 사람입니다.
109109
근데 그런 것 치고 스트릭랜드에 대한 태도는 가히 피동적입니다.
110110
스트릭랜드의 속내를 떳떳하게 마주하려 하기는커녕 질투로 일관하고, 직접 스트릭랜드를 찾아보려 하지 않고 사람을 보내 간접적으로 상황을 파악하려 합니다.
111-
그녀는 현대적인 방식의 인간관계를 세련되게 활용하여 스트릭랜드를 되돌아오게 하도록 시도하는데, 그런 노력은 스트릭랜드에게 닿을 수 없으며, 이미 스트릭랜드는 그러한 형태의 '부인의 사랑'에 진절머리가 난 상태입니다.
111+
그녀는 현대적인 방식의 인간관계를 세련되게 활용하여 스트릭랜드를 되돌아오게 하도록 시도하는데, 그런 노력은 스트릭랜드에게 닿을 수 없습니다.
112+
이미 스트릭랜드는 그러한 형태의 '부인의 사랑'에 진절머리가 난 상태입니다.
112113
그에 비해, 블란치는 (그리고 아타는) 스트릭랜드가 어디에 가건 맹목적으로 따라가는 사람들입니다.
113114
물론 좋아하는 남자를 무조건 따라가는 모습을 진취적이라고 해야 할지, 아니면 고리타분하다고 해야 할 지는 모르겠습니다.
114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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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9130
스트릭랜드가 프랑스의 작가 폴 고갱을 모티브로 만들어진 인물이라는 것은 잘 알려져있고, 그래서 독자는 어느정도 스트릭랜드를 고갱에 투사하여 생각하게 되기도 합니다.
130131

131132
하지만 고갱의 [위키피디아](https://ko.wikipedia.org/wiki/폴_고갱){:target="_blank"}를 뒤져보니 스트릭랜드의 행적은 고갱과 일부 비슷해보이기도 하지만, 꼭 같지는 않았습니다.
132-
<!-- 스트릭랜드가 증권중개인과 가정을 뒤로하고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는 과정은 소설만큼 드라마틱하지는 않았습니다. -->
133133
고갱이 증권 중개인으로 활동했던 것은 맞지만, 일을 그만둔 주된 계기는 파리 증권시장이 붕괴했기 때문이었습니다.
134134
가족과 결별한 이유는 그가 돌연 떠났기 때문이 아니라, 경제적인 이유로 아내가 떠나달라고 요청했기 때문이었습니다.
135135
스트릭랜드가 고립된 인간관계를 추구했고, 그린 그림을 팔려고 하지 않았던 것과는 달리, 고갱은 동시대의 동료 화가들과 교류했고 후원자로부터 지원을 받아 생활하기도 했으며, 그림을 팔아 타히티로 떠날 자금을 마련하기도 했습니다.
136-
<!-- 스트릭랜드가 완전히 외톨이같은 인간관계를 추구했고 그림을 팔려고 하지 않았던 것과는 달리, 고갱은 타히티에서 프랑스 친구에게 그림을 보내 돈을 받기도 했고, 후원자로부터 얼마간의 지원을 받아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습니다. -->
137-
또한, 고갱은 타히티에서 스트릭랜드보다 방탕하게 생활했고, 그때문에 소송과 재판, 그리고 사람들의 비난에 시달리며, 숱한 원주민 여성들의 원성을 삽니다.
136+
또한, 고갱은 타히티에서 스트릭랜드보다 방탕하게 생활했고, 그때문에 소송과 재판 그리고 사람들의 비난에 시달리며 숱한 원주민 여성들의 원성을 삽니다.
138137
스트릭랜드가 타히티에서 있는 그대로의 자연의 모습을 발견했다고 묘사된 것과는 달리, 고갱은 타히티가 서양 문명에 물들어있는 것에 실망하여 (소설속에서는 그 이름만 언급되고 있는) 마르키즈 제도를 방문하기도 합니다.
139138

140139
여기까지 찾아보고, '아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네. 엉터리네.'하고 실망하여 책을 닫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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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6145

147146
스트릭랜드처럼 개성있는 인물에 너무 빠져들다보면, 에이미 같이 평범한 인물들은 희화화되기 마련입니다.
148147
마치 스트릭랜드처럼 야수적으로 본인의 욕망을 드러내면서 이기적으로 살아야 할 것 같기도 합니다.
149-
하지만 그렇게 살기란 쉽지 않습니다.
148+
하지만 그렇게 사는 것은 부도덕할 뿐만 아니라 거의 가능하지도 않습니다.
150149
십중팔구는 가족이나 지인들에게 손가락질 당하며 매장당할 것입니다.
151-
『채식주의자』에 나오는 영혜의 형부처럼, 주변 사람들에게 상당한 피해를 주고 모든 것을 파괴할 지도 모릅니다.
150+
『채식주의자』에 나오는 인혜의 남편처럼, 주변 사람들에게 막심한 피해를 주고 모든 것을 파괴할 지도 모릅니다.
152151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픽션이 인상적으로 남는 까닭은, 목표를 정하고 열정적으로 거침없이 나아가는 스트릭랜드의 모습이 질서와 타성으로 점철된 현대 도시의 삶과 대비되어 많은 울림을 주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153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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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헤세의 「로스할데」
155154

156155
최근에 읽었던 다른 소설이 고갱과 「달과 6펜스」를 떠올리게 했습니다.
157-
헤세는 「로스할데」에서 열정적인 화가 페라구트를 등장시킵니다.
156+
헤세는 「로스할데」에서 정열적인 화가 페라구트를 등장시킵니다.
158157
스트릭랜드 못지 않은 열정을 가진 그는 온 하루를 들여 최선을 다해 그림 작업에 몰두하는 사람입니다.
159-
다른 점이 있다면 페라구트는 사람들로부터 인정받고 있는 성공한 화가이며, 그로 인해 꽤 많은 경제적인 수입을 얻고 있으며, 가족과 아직 헤어지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160-
스트릭랜드가 런던과 파리의 도시 중심으로 활동하다가 말년에 자연 그대로의 타히티를 동경했지만, 페라구트는 시골에 기거하며 가족과 같이 살고 있습니다.
161-
다만 예술에 대한 광적인 열정은 페라구트로 하여금 그림과 가정생활을 양립하기 힘들게 만들었고, 점차 그는 가족과 멀어지게 됩니다.
158+
다른 점이 있다면 페라구트는 사람들로부터 인정받고 있는 성공한 화가이고, 그로 인해 꽤 많은 경제적인 수입을 얻고 있으며, 가족과 아직 헤어지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159+
스트릭랜드가 런던과 파리의 도시 중심으로 활동하다가 말년에 자연 그대로의 타히티를 동경했던 반면, 페라구트는 처음부터 시골에 기거하고 있습니다.
160+
다만 예술에 대한 광적인 집념은 페라구트로 하여금 그림과 가정생활을 양립하기 힘들게 만들었고, 점차 그는 가족과 멀어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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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릭랜드의 아내 에이미가 사교적이고 허영심 있는 사람이었던 것과는 달리, 페라구트의 아내 아델레는 조용하고 차분한 사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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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델레의 그런 성격은 페라구트의 가정에 대한 무심함을 오랫동안 참고 견딜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165-
그때문에 둘 사이의 갈등은 표면적으로 크게 드러나지 않았을지언정, 둘 사이의 거리는 천천히 멀어지게 됩니다.
164+
그때문에 둘 사이의 갈등은 표면적으로 크게 드러나지 않지만, 그래도 (그래서) 둘 사이의 거리는 천천히 멀어지게 됩니다.
166165

167166
페라구트는 스트릭랜드에 비하면 온건한 사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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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열정은 스트릭랜드처럼 파괴적이지는 않았습니다.
169-
루틴에 맞춰 성실하게 창작에 몰두하는 페라구트의 모습은 스트릭랜드보다 꽤 건설적입니다.
170-
<!-- 와는 다르게 건설적인 교훈을 얻어갈 수 있게 됩니다. -->
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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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칙적으로 성실하게 창작에 몰두하는 페라구트의 모습은 스트릭랜드보다 꽤 건설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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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3170
페라구트의 첫째아들 알베르트가 '타히티에서 열정적으로 그림을 그리다 생을 마감한 화가가 있대요'라고 언급하는 부분은, 이 소설 역시 폴 고갱의 영향을 받았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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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서머싯 몸과 헤세는 세 살 차이의 동시대 인물이고, 두 소설 역시 비슷한 시기에 출간되었습니다(「달과 6펜스」 : 1919, 「로스할데」 :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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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걸 보면 고갱의 삶이 당시 사람들의 기억에 인상깊게 남지 않았나 합니다.
176173

174+
# 6. 모임 후기
175+
176+
🚩늘 모임을 이끌어주시고, 특히 오늘은 주최도 해주시느라 고생하신 모임장님 늘 감사드립니다.
177+
178+
🥤블란치 스트로브의 미묘한 심리가 잘 이해되지 않았는데, 잘 설명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179+
180+
🍦상대방의 마음을 이해하거나 좋아하는 것을 해주는 것보다는, '상대방이 싫어하는 것을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씀이 인상깊었습니다.
181+
182+
🌙개인적으로는, 너무 달(이상)을 좇은 성향이 있기 때문에 내년에는 부디 육펜스(현실)를 추구하며 살기를 바라봅니다.
183+
184+
🚗한 달 후에는 서머싯 몸의 「🍰케이크와 맥주🍻」 모임을 열어보고 싶습니다. 관심있으신 분들의 참여를 부탁드리겠습니다!
185+
177186
- 소설 정보
178187
- 책이름 : [「달과 6펜스」](https://minumsa.minumsa.com/bookreview/17334/){:target="_bl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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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 : 서머싯 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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