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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이 맑고 순수하다는(! 표현 바꿀 것) 점에 있어서는 스트릭랜드와 통하는 면이 있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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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심한 인생일지언정 그 인생은 그 자체로 예술적이라고까지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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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완전히 어리석고 우스꽝스럽다는 점에서 스트로브는 순수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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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트릭랜드의 진가를 알아본 감식안은 그런 스트로브의 순수함에서 온 것이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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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트릭랜드의 진가를 알아본 제일 먼저 알아본 감식안은 그런 스트로브의 순수함에서 온 것이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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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스트릭랜드를 사랑한 세 명의 여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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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속에는 스트릭랜드를 사랑한 여자가 세 명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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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미와 블란치, 그리고 아타가 그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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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시의 허영, 차분함 속에 숨겨진 열광, 자연 그대로의 경외로운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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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셋은 마치 스펙트럼을 이루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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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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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셋 중 가장 '공인된' 사랑은 당연히 에이미와의 관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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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아무리 봐도 에이미가 스트릭랜드를 사랑했는지, 아니 적어도 그를 이해하려고 노력이라도 해봤는지 하는 것은 알 수 없을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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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술을 단지 보여주기 식으로만 인식하고 이해하는 에이미는 소설 제목의 '육펜스'를 차지하며 스트릭랜드의 '달'과 확연한 대조를 이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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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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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만, 에이미가 예술의 관점에서 무의미할지언정, 일반인의 관점에서는 가장 정상적인 인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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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극히 일상적인 시각에서 보면 그녀는 엄연한 피해자이고, 이기적이고 무책임한 가장의 희생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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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쩌면 한강의 「몽고반점」에 나오는 인혜와도 상황이 유사해보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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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에이미의 고난과 슬픔은 왠지 진지함이 결여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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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녀는 왜인지 모르게 걱정이 되지 않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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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트릭랜드가 에이미 같은 여자의 품을 견딜 수 없다는 사실은 이상하게도 잘 이해가 갈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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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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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면에 블란치의 사랑은 적어도 솔직함을 전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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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자의 관찰에 따르면 블란치에게 작용했던 동기는 성적인 호기심이었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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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 한편으로는 스트로브처럼 '사랑할 수 없는' 남자에 안전하게 보호받고 있다는 사실이 크게 작용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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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지 못한 과거를 감추려 침착함과 청결함으로 무장했던 블란치는 본능적으로 스트릭랜드에 빠져들게 되지만 그 결말은 뻔한 비극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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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들의 요란하고 대단한 비극은, 그러나 파리 시의 자살 사고 통계수치를 올리는 데에만 일조한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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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블란치는 치정으로 인한 자살 사고 통계수치를 올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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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감추고 싶은 과거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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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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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트릭랜드는 블란치에 대해 한순간 매력을 느끼지만, 이내 블란치가 제공하는 안락함이, 에이미가 스트릭랜드에 펼친 덫과 다를 바가 없다는 것을 알아채고는 여지없이 그녀를 경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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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성에 대한 스트릭랜드의 태도는 너무나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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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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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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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고갱과 픽션, 로스할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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