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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는, 헤세 소설의 주인공들은 공통적으로 방황을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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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대표적으로 크눌프는 평생을 걸쳐서 내면의 * 방황* 과 외면의 * 방랑* 을 하는 인물인데, 이것은 골드문트의 경우도 거의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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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주인공인 싱클레어와 한스는 다니고 있는 학교에서 그리고 친구들과의 관계에서 적응하지 못하고 부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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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세 소설의 주인공들 중 상당수는 객관적인 외부 세계의 질서에 따르기보다는 진정한 의미를 좇으려 행동했기 때문에, 그들에게 있어서 방황은 어쩔 수 없는 숙명이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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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세 소설의 주인공들 중 상당수는 객관적인 외부 세계의 질서에 따르기보다는 진정한 의미를 좇으려 행동했기 때문에, 그들에게 있어서 방황은 어쩔 수 없는 숙명이었는지도 모르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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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째는, 헤세 소설에는 예술가가 자주 등장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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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문트는 끝없는 방황 끝에 조각가 일을 시작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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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페이지 남짓의 「로스할데」는 이야기의 줄기가 그렇게까지 뚜렷하지는 않은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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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이라고 할만한 것이 그렇게 많지 않은, 그래서 그런 면에서는 조금 심심할 수 있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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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굵직굵직한 * 사건* 은 부재하다고 하더라도 소설 속 인물들을 이루고 있는 * 상황* 에 대해서는 꽤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고, 또 그 나름대로의 흥미를 불러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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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굵직굵직한 * 사건* 은 부재하다고 할지라도 소설 속 인물들을 이루고 있는 * 상황* 에 대해서는 꽤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고, 또 그 나름대로의 흥미를 불러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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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1 로스할데의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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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결혼하고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남편이 감수성이 예민하고 변덕스러운 사람이라는 점을 알아차리게 되고 성격의 차이를 절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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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델레는 페라구트가 너무나도 감수성이 예민한, 그리고 변덕스러운 성격의 소유자라는 것을 뒤늦게 알아차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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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는 평소에 자주 웃지만 때로 울기도 하고 화를 내기도 하고 고집을 부리기도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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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면 아델레는 차분한 성격의 소유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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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델레는 조용하고 차분한 성격의 소유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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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말로 하면, 페라구트가 F였다면 아델레는 T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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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나 아델레는, 어떤 고난이나 역경이 있을 때 그것을 '참아낼 줄 아는'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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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남편과의 성격차이를 '이겨내야 할 역경'이라고 생각하고 그 역경을 천천히 참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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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의 피에르는 엄마의 품에 안겨서 그림책을 보며 '이 글자는 뭐에요?'하고 물어보기도 하고, 밖으로 나와 산책을 하며 '이 꽃은 뭐에요?, 저 새는 이름이 뭐에요?'하고 물어보며 엄마와 주로 시간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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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지겨워지면 하인들이 일하는 곳에 가서 이것저것 또 물어보거나 놀이터에 있는 그네를 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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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것마저 지루해지면, 아빠가 일하고 있는 아틀리에(작업실)에 와서 아버지의 귀여움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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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스할데와 그 주변에 있는 모든 사람들은 부부 사이의 불편한 관계를 의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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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데 천진난만한 꼬마 피에르는 아빠와 엄마 사이의 관계가 나쁘다는 것을 알지 못하는 유일한 존재이기에, 엄마가 생활하는 안채와 페라구트가 작업하는 아틀리에 모두를 자유롭게 왔다갔다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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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 의미에서 피에르는 '로스할데의 진정한 주인'이라고 묘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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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진한 피에르는 로스할데의 이곳저곳을 자유롭게 뛰어다닐 수 있는 유일한 존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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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에르를 제외한 모든 어른들은 부부 사이의 불편한 관계를 의식하고 조심스럽게 행동하지만, 피에르는 그렇지 않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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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빠와 엄마 사이의 관계가 나쁘다는 것을 알지 못하는 유일한 존재이기에, 엄마가 생활하는 안채와 페라구트가 작업하는 아틀리에 모두를 자유롭게 왔다갔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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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에르는 아빠와 엄마를 이어주는 유일한 매개체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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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 속에서는 피에르를 '로스할데의 진정한 주인'이라고 지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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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라구트에게 있어서 예술에의 열정을 제외하면, 오로지 피에르만이 살아가는 이유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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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술에의 열정을 제외하면, 페라구트에게는 오로지 피에르만이 살아가는 이유이자 목적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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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 알베르트가 그랬던 것처럼 피에르가 자신을 멀리하고 엄마 편에 서지는 않을까, 아내와 갈라서게 되면 더이상 피에르를 볼 수 없게되지 않을까 하고 걱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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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2 페라구트의 결심과 그 경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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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지금까지 소개한 인물들이,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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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라구트, 아델레, 알베르트, 피에르, 부르크하르트를 제외하면 꼭 알아야 할 인물은 없다. (만약 있다면 페라구트의 하인인 로베르트 정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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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르크하르트는 페라구트의 오랜 단짝친구이자 지기(知己)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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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르크하르트는 페라구트의 오랜 단짝친구이자 지기知己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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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여행을, 특히 동양으로 여행다니기를 좋아하는 사람으로, 지금도 제노바를 거쳐 오랜만에 친구를 보러 로스할데에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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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와 포도주를 마시며 회포를 풀고, 페라구트 가족에게는 선물도 주며 즐겁게 로스할데에 머무르던 부르크하르트는, 며칠 지나지 않아 로스할데를 뒤덮은 어두운 불화의 분위기를 파악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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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그 누구보다도 페라구트를 잘 아는 부르크하르트는 천성이 예민한 페라구트가 이렇게 거북한 환경속에서는 질식해갈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인식하고 진지하게 조언을 건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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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에게 상처가 되는 이 가족관계를 끝낼 것이며, 페라구트가 끝내 미련을 가지고 있는 피에르마저도 단념하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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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하는 것이 페라구트 본인에게도, 그리고 피에르에게도 좋을 것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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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자기는 곧 인도로 여행을 하게 될 예정이니, 같이 가자고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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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게 하면, 물리적으로 잠시 떨어져있음으로 해서 서로 감정이 정리가 될 수도 있을 것이며, 그때가서 새롭게 아델레와의 관계를 시작하건 , 아니면 다른 관계를 이루건 할 수 있다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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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게 하면, 물리적으로 잠시 떨어져있음으로 해서 서로 감정이 정리될 수 있을 것이며, 그때가서 새롭게 가족과의 관계를 다시 이어나가건 , 아니면 갈라서건 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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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 참여할 수 있을지의 여부를 조만간 알려달라고 하며, 부르크하르트는 로스할데는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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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뒤, 페라구트는 부르크하르트와 여행을 떠날 ** 결심** 을 하고 이 사실을 편지로 써서 부르크하르트에게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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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아이를 두고 번민하는 부부의 복잡한 심경을 표현한, 자전적인 작품도 온 힘을 들여 완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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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을 떠나겠다는 결심을 전후로 하여 피에르의 건강에 이상이 생기기 시작한 것은 아마도 우연이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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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게 아니라면, 피에르의 영혼이 그토록 섬세하기 때문에 아버지가 가족과 * 헤어질 결심* 을 알아차리고 본능적인 거부감을 보였다고 설명해야 하겠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그것은 설득력이 없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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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게 아니라면, 피에르의 영혼이 그토록 섬세했기 때문에 아버지가 가족과 * 헤어질 결심* 을 알아차리고 본능적인 거부감을 보였으며 그게 발병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해야 하겠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그것은 설득력이 없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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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하튼, 피에르는 멀미를 하기 시작하고 아빠와 엄마가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는 꿈을 꾸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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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도 기분대로 행동하는 성향을 가진 아이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기분이 쉽게 안좋아지고 구토를 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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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아와의 셋째 아들 마르틴은 1914년에 뇌막염 진단을 받았고 1916년에는 매우 아팠다고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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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정신 질환은 헤세로 하여금 칼 융을 비롯한 심리학자들의 이론을 공부하게 했으니 「데미안」을 쓰는 데 영향을 주었을 것이고, 인도로의 여행은 「싯달타」를 쓰는 데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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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스할데」 자체는 아내와의 이혼이 이루어지기도 전에 쓰였다는 점은 조금 놀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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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스할데」가 아내와의 이혼이 이루어지기 이전에 발표되었다는 점은 조금 놀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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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아가 얼마나 정신적으로 무너진 사람이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소설 속 아델레는 그저 평범하고 침착한 여자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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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이 나왔을 때, 사람들이 헤세의 당시 부인인 마리아를 손가락질 하지는 않았을지, 이 소설의 발간이 혹시 마리아의 이후 병세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을지 하는 점도 궁금하기는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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